대학생이나 대학원생, 또는 PDF로 된 자료를 활용하는 수험생이라면 '이걸 어떻게 효율적으로 볼까'하고 한 번은 고민해보신 적이 있을 거예요. 최대한 읽는 시간을 단축하고 또한 내용 정리를 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 분들을 위해서 마련한 페이지로, 아이패드로 논문을 편하게, 효과적으로 보는 법을 몇 차례에 걸쳐서 소개하고자 해요. 제목을 '논문 보기'라고 붙였지만 PDF 자료를 자주 사용하시는 분이라면 활용해 볼만 할 거예요. 또 이번 포스트는 더 막강한 기능을 제공하는 맥 앱이나 윈도우 앱보다 아이패드 앱에 초점을 맞추어서 작성하였어요. 종이더미로 어깨가 내려앉을 것 같은 가방, 대학 내에서 페이지당 몇 십원씩 받는 인쇄비, 과사무실/공동연구실이 한가할 때 프린터를 이용하기 위해서 일찍 집에서 나서는 것 등에 지쳐서 한 번쯤 '아이패드 하나에 논문을 다 때려담고 다니면 어떨까'라고 생각하신 분들을 위한 포스트예요. 



0. 준비물

PDF로 된 자료 - 논문, 스캔 파일, EBS 수능 연계교재 파일(EBSi 홈페이지에서 제공) 등

*먼저 PDF로 된 자료들은 기본적으로 OCR(광학 문자 인식)이 되어 있는 상태인 것이 좋아요. OCR는 사진/그림으로 된 PDF 문서에서 문자가 인식이 되어 있는 것을 말하는데요, 쉽게 말해서 마우스로 긁어올 수 있냐 아니냐-_-의 여부를 말합니다. 다른 프로그램 - 워드나 한글 등 -에서 제작된 문서를 PDF로 바꾼 경우라면 문자 인식이 되어 있을 것이고요, 스캔한 문서의 경우 따로 OCR이 적용되어야 해요. (OCR에 대해서는 추후 다른 포스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논문 파일은 OCR이 적용된 상태이니 따로 손 볼 일이 거의 없어요. 

*OCR된 문서가 필요한 이유는 아이패드에 내재된 사전 기능, 그리고 앱에서 제공하는 검색 기 때문이고요. 



1. 논문을 읽기 위한 앱의 조건

먼저 논문을 읽을 용도로 사용할 앱의 조건을 알아볼게요. 논문 파일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전자책을 보는 것과도 다르고, 필기 전용 앱을 고르는 것과도 다르기 때문에, 미묘한 조건들을 맞출 수 있는 앱이어야 해요. 즉 온전히 리더용으로 나온 전자책 앱도 불충분하고, 온전히 필기용으로 나온 메모 앱도 어딘가 모르게 논문을 읽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대표적인 필기/읽기 앱인 굿노트, 굿리더, 노터빌리티, 유패드 정도로 비교해 볼게요. (네 가지 앱 모두 유료앱입니다... 너무 오래전에 사서 가격은 가물가물한..;;) 결론적으로 저는 여러 앱을 사용하다가 굿노트로 최종 정착을 했어요. 


1) 단어를 블록으로 선택해서 사전 검색이 가능한가 (일반 메모 앱과의 차이점)

대부분 영문 논문을 보실 거예요. 영문 논문이 아니라 국문 논문인 경우에도 일부 단어를 찾아보아야 할 필요가 있을 테고요, 수험생들도 한자나 영어를 찾아볼 일이 생기겠지요. 아이패드로 논문을 보는데 옆에 전자사전을 따로 켜둔다거나;;; 자꾸 사전 앱으로 이동해야 한다면 굳이 비싼 기계를 활용해서 논문을 보는 이유가 없겠죠? 자신의 주교재가 PDF인 경우 분명히 사전을 검색할 일이 생기기 마련이에요. 그래서 논문을 보기 위한 앱은 일반 필기 앱과 다르게 단어를 블록설정할 수 있어야 하고, 아이패드에 내장된 기본 사전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해요. 필기 앱으로 유명한 노터빌리티와 유패드가 이 조건에서 탈락해요ㅠㅠ. 두 앱은 아마도 PDF를 이미지 상태로 인식하는 것 같네요. 


2) 밑줄을 그을 수 있는가 (전자책 앱과의 차이점) + "직선"을 그을 수 있는가

논문을 보다 보면 중요한 부분을 밑줄도 긋고 형광펜도 칠해야 해요. 중요한 단락을 단락 전체를 박스칠 일도 생기고요. 또한 밑줄 뿐 아니라 내가 손으로 엉성하게 그은 선들을 직선으로 바꾸어줄 수 있다거나, 처음부터 직선 기능이 있다면 좋을 것이에요. 노터빌리티를 제외한 굿노트, 굿리더, 유패드는 이 기능을 갖추고 있어요. 그 중 굿노트는 내가 그은 선을 직선 또는 도형으로 바꾸어 주는 기능이 있고, 굿리더와 유패드는 처음부터 직선 및 도형을 그릴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요. 


3) 스타일러스/손가락으로 자유필기가 가능한가 (전자책 앱과의 차이점)

스티브 잡스는 손가락이 있는데 누가 스타일러스를 필요로 하겠냐고 했지만-_- 논문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이 본문에 직접 메모를 하시거나 여백에 메모를 하실 거예요. 그 때 스타일러스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고요. 저 역시 여러 스타일러스를 사용하다가 이제는 애플 펜슬에 정착했습니다. 어떤 스타일러스를 사용하시든, 또는 손으로 메모를 하시든, 논문이나 다른 주교재를 읽으면서 메모가 빠질 수는 없겠지요. 종이에 쓰는 것처럼 자유로운 필기도 가능해야 하고요. 본래 필기 앱으로 나온 굿노트, 노터빌리티, 유패드는 모두 이 조건을 충족시키네요. 굿리더도 이 기능을 제공하지만, 메뉴가 복잡하고 자유메모를 한 후 그 메뉴에서 나가기 전에 반드시 save 버튼을 눌러줘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어요. 

---> 이 기능이 필요없으신 분들은 이번 토요일에 이 연재의 6번에서 추천하는 앱을 한 번 살펴보세요! 


4) 검색 기능 (일반 메모 앱과의 차이점)

논문이 종이에서 디지털 기기로 옮겨갈 때 가장 필요한 기능이 바로 검색 기능일 거예요. 

'아, 아까 봤던 그 단어 뭐였지?' 

'앞에서도 저자가 같은 개념을 사용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 논문이었나?' 

'이 책에서 저자가 '뿅뿅' 개념을 이야기 한 부분을 다 찾아보고 싶은데... 굳이 인덱스 보면서 일일이 찾아봐야 하나?' 

이런 생각을 해 본 적 있으신 분이라면 검색 기능이 필요해요. 검색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사전 기능과 마찬가지로 PDF의 텍스트를 인식해야 하기 때문에, 필기 앱인 노터빌리티와 유패드는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요. 굿노트와 굿리더는 지원하고, 특히 굿노트는 텍스트뿐 아니라 자신이 스타일러스/손으로 적은 손필기 노트까지 검색이 가능합니다. (물론 글씨가 이상하면 인식률이 낮아요.. 악필은 서러워요ㅠㅠ)


5) 추가적으로 고려할 사항

사람마다 선호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아마 다음과 같은 사항을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거예요. 

a. 텍스트 입력 기능: 스타일러스나 손가락으로 자유필기를 하는 것이 아닌 타이핑을 선호하실 경우에는 텍스트 입력 기능이 필요해요. 위 네 가지 앱 모두 텍스트 입력 기능을 가지고 있어요. 

b. 음성 메모 기능: 이 기능은 노터빌리티만 지원하는데요, 사전 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으시면서 '나는 논문을 읽다가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그 자리에서 말로 녹음하고 싶다'하시는 분들은 노터빌리티를 택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c. 클라우드 백업/동기화 기능: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클라우드를 지원하는지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에요. 굿노트는 아이클라우드, 드롭박스, 박스, 구글 드라이브, MS 원드라이브를 지원하고, 굿리더는 이 다섯 가지 클라우드를 비롯하여 개인 메일 서버, WebDAV, FTP서버 등도 지원해요. 거의 모든 것을 다 지원한다고 봐야겠네요. 노터빌리티는 아이클라우드 동기화 및 드롭박스, 박스, 구글 드라이브, WebDAV로 자동백업을 지원해요. 유패드는 아이클라우드 자동백업만 지원하고요. 

d. 선택항목 말하기 기능: (청각을 이용한 공부법은 나중에 따로 올릴 예정이에요) 때때로 눈으로 논문을 읽는 것이 너무 피곤할 때가 있죠. 누가 옆에서 소리내서 읽어주면 싶었던 적은 없나요? (저만 게을러서 이러나요???) 블록으로 선택한 텍스트를 소리내서 읽어주거나, 문서 전체를 소리내서 읽어주는 기능이 필요할 때가 있어요. 위 앱들 중 굿리더만 지원해요. 



2. 최종적으로 무슨 앱을 선택할까?


 "나는 아날로그 스타일이야. 하지만 디지털의 편리함도 포기할 수 없어. 내가 종이에서 하던 작업 - 손으로 여백에 메모도 하고, 필요하면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다른 종이에 메모한 것도 붙이고 - 을 최대한 그대로 하되, 막강한 검색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어" 

----> 굿노트. 저도 이 경우라서 굿노트로 정착했어요. 한동안 굿리더도 함께 썼으나 손필기를 많이 하는 까닭에 매번 save 버튼을 눌러줘야 하는 것이 귀찮았고 (누르는 것 깜빡해서 필기도 종종 날림), 제가 어느 페이지에 무슨 키워드를 적어두었는지도 검색이 가능한 것을 원했어요. 


 "나는 메모나 필기는 별로 안 해. 하지만 읽기에 최적화되어 있었으면 좋겠고, 다양한 클라우드 지원이 필요해. 검색은 본문만 할 수 있으면 돼, 어차피 필기는 별로 안 하니까. 또 가끔 본문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도 필요해."

----> 굿리더. 아무래도 리더용으로 나왔기 때문에 필기보다는 읽기에 최적화되어 있고, 클라우드를 포함해서 거의 모든 서버와 연동이 가능하고, 폴더별 동기화 기능도 제공해요. 저는 대학원 코스워크 기간 동안 수업 시간에 필요한 자료를 띄워보는 용도로 굿리더를 사용했어요. 학기별 과목별 폴더가 드롭박스에 동기화 되어있고, 그 폴더들을 다시 굿리더에 동기화시켰고요. 자료들이 자동 동기화되어서 수업시간에 즉각적으로 열어보고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했기 때문이지요. 굿노트를 혼자서 몇 시간 동안 논문을 여러 편 읽고 정리할 때 썼다면, 빠르게 자료를 동기화해서 여러 파일을 띄울 때는 굿리더가 더 편했어요. 


굿노트와 굿리더 외에 다른 앱을 사용하고자 하신다면 사전 및 검색 기능을 만족시키는 앱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혹시 이 두 앱 외에 위 조건들을 만족시키는 앱을 알고 계신 분은 저에게 소개해주세요^^) 사전 및 검색 기능을 포기하신다면 취향에 따라서 다른 앱을 선택하시면 되지만, 아마 사전 및 검색 기능이 빠진 채로 논문과 같은 PDF 자료를 보기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를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최종적으로 택한 앱이 굿노트이므로, [아이패드로 논문 보기] 다음 포스트들에서는 몇 회에 걸쳐서 "굿노트 활용백서"를 소개할 예정이에요. 


*2016년 9월 2일 "고구마"님 댓글 정보 추가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필요한 기능을 잘 정리해 놓으신 것 같아요. ^^
그런데 별로 딴지는 아닙니다만 위의 기능들 중 사전, 검색, 말하기
즉 문자인식 관련 기능은 아래와 같이 노티빌리티 앱도 가능한 기능입니다.
참고하세요. ^^

사전/말하기 : 'T'를 선택하면 텍스트를 블록 지정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 상태에서 '정의' 혹은 '말하기'
검색 : 우상단 페이지 관리 아이콘을 선택하면 돋보기 아이콘으로 검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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