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시험 범위를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야 할 때 어떤 방법을 쓰시나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오늘 저는 시험 범위를 N회독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오디오 파일을 만드는 데에 OCR 기능을 활용했던 것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이 방법은 나중에 청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연재하면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오늘은 OCR에 초점을 맞추어서 써 볼게요. 하지만 중간에 맥의 기본 기능인 스피치 기능을 사용하기 때문에, 맥 사용자분들께 더 유용할 거에요. 


1. 어떤 상황이었나?

학부 때 듣는 과목들 중에 여러 책에서 일부분만 발췌한 부분들이 시험 범위가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주로 교수님들께서 본인들이 가지고 계신 책으로 제본을 떠서 학교 제본집에서 판매하곤 했고요. 일부 부분만 발췌해서 묶은 것이었으니까요. 예를 들면 '예술 철학' 수업을 듣는데 어떤 책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던 미메시스 개념에 대한 챕터를 하나 따오고, 또 어떤 책에서는 켄달 월튼이 말한 걸 한 두 챕터 따오고.. 이런 식이었어요. 그런 식으로 한 학기 강의 교재가 묶이면 페이지로는 한 400~600 페이지 되었어요. 결국 여러 책에서 부분적으로 발췌했지만 사실상 책 한 권인 셈이죠. 그런데 이게 주관식 서술형 시험 범위가 되는 거에요. 아무리 서술형이라고 해도 제 똥덩어리 같은 생각을 막 찌끄리고 나올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시험범위에서 말하는 개념이 뭔지를 알아야죠. 


2. OCR 활용 사례

1) 그래서 한 학기 교재를 또 스캔했어요. 네, 중노동이었어요... 게다가 그 때는 지금 우리 옵티머스(제 복사기 애칭이에요ㅋㅋㅋㅋ)처럼 큰 기계도 없어서 평판형 잉크젯 복합기로.. 잘 펴지라고 이 육중한 몸뚱아리의 무게를 실어서 책을 밟아가면서... 

2) 그 다음에 OCR을 돌렸어요. 당시에는 아크로뱃 DC가 아닌 아크로뱃 프로를 사용하고 있어서, 아크로뱃 프로의 OCR 기능을 사용했어요.

3) OCR이 된 PDF는 텍스트만 다른 확장자로 내보낼 수가 있어요. 저는 스캔해서 OCR된 교재의 내용을 단순 txt파일로 내보냈에요. 그리고 불필요한 페이지 번호는 지워줬고요. 

4) 그리고, 맥에서 시스템 설정에 들어가면 Dictation&Speech 메뉴가 있어요. 아이콘이 마이크 모양으로, 밑에서 둘째줄에 있어요. 저는 시스템 보이스를 주로 Alex(미국영어 남성 목소리, enhanced 기능이 있어서 거의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말함. 얘는 말하다가 중간에 숨도 들이쉬어요!)를 사용해요. 다운 받는데 시간 좀 걸려요. 일단 해당되는 교재의 언어의 목소리를 다운받아주어야 해요. 

5) 3)에서 바꾼 txt를 챕터별로 블록 설정을 하고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면 Services 메뉴가 있어요. 여기에서 Add iTunes as a spoken track이라는 메뉴를 클릭해요. 한 챕터가 끝나면 다음 챕터.. 모든 챕터를 이렇게 해 주세요. 텍스트를 소리내어 읽은 파일이 자동으로 mp3(또는 설정에 따라 다른 음악파일 확장자)로 변환되어서 아이튠즈에 들어가 있을 거에요. 

6) 그러면, 짜잔! 한 학기 교재가 챕터별로 오디오북으로 만들어졌어요! iTunes에 이미 있는 파일이니 이걸 아이폰으로 옮겨서 들어도 돼요. 


*저는 따로 보이스웨어를 사용하지 않고 맥의 기본 기능을 사용해요. 윈도우에서는 "뿅뿅디스크" 이런 웹하드 들어가면 보이스웨어가 있었는데.. 너무 오래전에 봐서 어떤 걸 사용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아직 있을지도 모르겠고요. (거의 십오년전ㅠㅠㅠ) 윈도우를 사용하시는 분은 윈도우용 보이스웨어를 찾아보셔야 할 거예요. 참고로 맥의 기본 스피치 기능은 언어별로 목소리를 각각 다운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한국어, 영어뿐 아니라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도 가능해요. 제2외국어 공부하시는 분들도 유용하게 쓰실 수 있어요.

**아이패드에서는 [설정 -> 손쉬운 사용 -> 말하기 -> 선택항목 말하기: 활성화 -> 음성: 원하는 음성 다운 받기]를 거치면 블록설정한 부분을 소리내어 읽게 할 수 있어요. 글자를 블록으로 선택한 후에 뜨는 메뉴 중에서 [말하기]를 선택하면 되거든요. 하지만 이 경우 읽어줄 수만 있고 이걸 mp3파일로 바꿀 수는 없어요.

***제가 맥의 시스템 언어를 영어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메뉴 이름을 영어로 적었어요. 그래도 다 아시죠? 5)에서 마우스 오른쪽을 클릭하고 '서비스'를 찾은 후, iTunes가 쓰인 항목을 클릭하면 될 거예요. 


3. 완성된 오디오북으로 시험 범위 N회독 하기

오늘 주제가 시험 범위 N회독 하기였죠? 저는 위 방법으로 시험 범위를 3~4회독은 하고 시험을 보러 갈 수 있었어요. 보통 제 경우 저렇게 만든 파일들이 챕터별로 40분 정도 걸리더라고요. 제가 통학이 편도 2시간이라, 중간에 갈아타는 시간 빼면 두 챕터 정도는 복습을 할 수 있어요. 그러면 왕복으로 4챕터를 복습할 수 있죠. 그리고 집에서도 조금씩 복습하면 생각보다 여러 번 복습을 할 수 있어요. 대학원생들의 경우, 잘 안 읽히는 책이 있다면(너무 지루해서ㅠㅠ 또는 아직 익숙치 않은 외국어라ㅠㅠ) 이렇게 들으면서 눈으로 같이 읽고, 중간에 잠깐 일시정지하고 발제문을 만드는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요. 

이렇게 챕터별로 오디오북을 만들어두면 몇 가지 장점이 있어요.


1) 1회독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알 수 있다. 

챕터별로 오디오북을 만들면 오디오북의 재생 시간이 바로 제가 한 챕터를 1회독 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되어요. 그리고 생각보다 길지 않아요. 시험 범위라고 생각하고 1회독을 하려고 하면 두 시간을 걸릴 것이 오디오북으로 만들어두면 20분 밖에 안 걸려요.. 게으름 피울 수가 없죠. 

2) 정확한 시간을 알기 때문에 자투리 시간에 N회독을 할 수 있다. 

만약 어떤 챕터가 좀 짧아서 8분 짜리면 간단하게 쉬는 시간에도 1회독을 할 수 있어요. 

3) 집중이 잘 된다. 

눈으로 보면서 귀로 함께 들으면 더 집중이 잘 되어요. 간혹 기계음이라서 졸릴 수도 있지만, 혼자 읽다가 다른 생각하는 것보다는 집중이 잘 될 거예요. 

4) 눈으로 텍스트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N회독을 할 수 있다.

눈이 너무 피곤하거나, 만원버스나 지옥철에서도 이어폰을 꽂고 복습을 할 수 있어요. 모든 챕터를 다 합쳐서 한 번 1회독을 하는 데 40분이 걸리고, 통학시간이 1시간이라면 통학 시간에 귀로 들으면서 1회독을 할 수 있는 거죠. 자기 전에 누워서도 얼마든지 복습이 가능하죠. 

5) 귀로 들으면서 형상화 작업을 하면 더 잘 기억난다. 

일부러 텍스트 없이 귀로만 들으면서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고, 기억하고 있는지 테스트해볼 수 있어요. 간혹 눈으로 볼 때 놓쳤던 부분이 귀로는 들릴 때가 있거든요. 또 귀로 들으면서 - 특히 역사 관련 내용일 경우 - 머릿속에 상황을 그려보세요. 그러면 더 잘 기억할 수 있을 거에요. 또 글의 흐름도 더 잘 좇아갈 수 있어요. 이 내용 다음에 저 내용이 나왔고, 그 다음 다시 이러저러한 내용.. 귀로 들을 때는 눈으로 볼 때처럼 건너뛰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없기 때문에 어떤 순서를 기억해야 하는 텍스트를 볼 때 유용해요. 


*이 방법은 사실 제가 어릴 때 워크맨에 읽어서 녹음한 후 복습하던 것부터 시작해서 대학원 코스워크 때까지 아주 유용하게 쓴 방법이에요. 아무래도 1회독을 하는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으니까 복습하는 데 심적인 부담도 덜 수 있었겠죠? '2시간만 내면 전체 1회독을 할 수 있다' 이런 마음이었으니까요. 


**OCR에 대한 연재는 여기에서 마칠게요. 오디오북과 관련된 내용은 청각으로 공부하는 방법과 겹치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서, 그 부분으로 넘어가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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