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는 어떤 시험이든, 어떤 분야든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필요한 자료 수집하는 방법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사실 아주 많은 영역을 다루게 될 것이라서 이 연재는 언제 끝날지, 몇 편일지, 아직 잘은 모르겠어요. 중간에 다른 글을 올릴 수도 있을 것이고요. 또 저에게는 너무 익숙한 방법들이라서 이걸 과연 '방법'이라는 이름으로 정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고요. 

우선 생각하고 있는 것만 열거해도 오프라인 서점부터 시작해서 책을 조사하는 방법, 지역 도서관과 대학 도서관을 활용하는 방법, 도서관 전자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는 방법, 논문을 보기 위한 저널 DB를 이용하는 방법, 저널을 가진 기관들을 조사하는 법, 여러 개의 저널을 메일링받는 법, 참고문헌 목록을 정리하는 법, 전자자료 관리하는 법 등이 있습니다. 


*제 전공이 인문학이기 때문에 공학이나 의학 전공이신 분들은 해당 분야에 대한 검색을 하는 것이 더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제가 쓰는 글들은 인문학 전공자 위주이거나 중고등학생 및 일반인 분들이 응용하기에 적당한 방법이 될 것 같네요. 



자, 그 첫 편으로 오프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그냥 들어가서 원하는 책만 사갖고 나오면 되지 않나? 요즘 같이 인터넷으로 아무거나 다 살 수 있는 시대에 왜 번거롭게 오프라인 서점을 가야 하지?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서점은 다음과 같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1. 서점의 진열방식을 살펴라. 


1) 서점의 안내도






위 사진은 제가 자주 가는 교보문고 인천점의 안내도입니다. (교보문고 영업점 홈페이지에서 퍼왔어요.) 보시면 어느 섹션에 어떤 주제의 책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주제별로 섹션을 나누어 두었다는 것은 도서관과 비슷하지만, 서점의 경우 먼저 분야별로 섹션을 나눈 후 각 분야의 각 서가에 책이 꽂히는 방식은 서점마다 또 분야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작가별로 분류할 수도 있고 출판사별로 분류할 수도 있고 도서 제목을 ㄱㄴㄷ 순으로 꽂을 수도 있어요. 만약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가 있다면 여러 군데의 서점에서 자신의 관심 분야 도서가 어느 섹션에 있는지 알아두는 것은 유용합니다. 그 서가에 주로 가서 그 서가에 꽂힌 책들을 살펴보기 편할테니까요. 


제 경우 교보문고는 인천점, 학교 구내 서점, 광화문점, 강남점을 이용하고, 그 외 알라딘 중고서점 신촌점, 동네서점 두 군데, 반디앤루니스 강남점, 영풍문고 인천점, 여의도점을 이용하는데, 항상 처음 갔을 때 이 서점들의 어느 자리에 어떤 섹션이 위치해 있는지 위와 같은 안내도를 먼저 파악했어요.



2) 평대? 일반서가? 


평대와 일반서가에 놓이는 책의 종류가 조금 다릅니다. 평대의 경우 책의 표지가 훤히 보이게 책을 눕혀놓은 곳을 말합니다. 주로 서점에 들어가자마자 눈길을 사로잡는 위치에 있습니다. 신간과 베스트셀러가 전시되어 있고, 또 출판사나 서점에서 많이 밀어주고 싶은 책들이 있습니다. 평대에 있는 책들을 보면 현재 어떤 책들이 소위 잘나가고 있는지, 또 관심을 끌려고 애쓰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특정 분야의 책들을 위한 평대가 새로 마련되었다면 어떤 이유에서든 그 분야의 책들이 현재 각광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인터넷 서점의 메인 화면에서도 이러한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지만, 대형 오프라인 서점에 들리면 이런 동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고학습 코너에 가면 영어 영역의 능률 '특급' 시리즈만을 위해서 따로 평대를 마련해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게 그냥 막 쌓아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능률이라는 출판사에서 그만큼 '특급' 시리즈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고, 상위권 고득점을 위한 시리즈를 그렇게 밀고 있다는 것은 작년 수능부터 EBS연계교재의 비중이 낮아지고 비연계 및 간접연계 문항이 중요해지면서 다시 상위권을 위한 고급독해 시리즈가 중요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신사고에서도 2013년 이후 얼마동안 소홀했던 '특작' 시리즈를 올해 개정해서 내놓았고요. 


분야를 통합한 전체 신간 및 베스트셀러도 알 수 있지만, 각 분야별 섹션에도 평대에 전시된 도서들이 있으니 분야별 신간 및 베스트셀러를 알기에도 편합니다. 대형서점에서 서가까지 들어가지 않고 큰 복도를 따라서 돌기만해도 각 분야별로 '잘 나가는' 책들이 무엇인지 알 수 있으니까요. 요즘 어떤 책이 유행하는지도요. 작은 동네 서점도 무엇에 집중하는 서점인지에 따라서 잘 나가는 도서들은 평대에 진열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 동네에 있는 서점은 근처에 중고등학교가 많아서 평대가 온통 문제집입니다ㅎㅎㅎ 아예 학교별로 작은 팻말을 꽂아서 학교별로 참고서를 분류해놓았고요. 

일반 서가에는 평대에 있지 않은 다른 책들도 있습니다. 유명한 책의 경우 평대에도 있고 서가에도 있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인기가 많을수록 평대에 재고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평대를 받치고 있는(?) 평대 아랫쪽 서가는 평대에 있는 것과 똑같은 책들을 꽂을 때도 있지만,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재고나 전집이 의외로 여기 꽂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 서가는 주로 출판사순/작가순/도서제목명순으로 분류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문제집이나 학습서의 경우 출판사별로 분류가 되어 있고, 소설의 경우 작가순이 많고 (세계문학 전집류는 출판사별로 분류됨) 일반 교양서적은 도서제목명으로 분류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3) 각 진열 방식별로 유용한 점

요즘은 대형서점의 경우 도서검색대에 컴퓨터가 있고 그 컴퓨터에 아예 영업점 안내 페이지가 떠 있어서 저런 진열 방식을 전혀 몰라도 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점에서 책을 진열하는 방식을 알 경우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유용한 점이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는 섹션과 관심 섹션의 디스플레이 방식을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출판사순 진열:

  문제집이나 학습서가 이 방식으로 정렬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집/외국어/수험서 코너의 일반 서가에 가서 앞에 딱 서 보세요. 각 출판사별로 어떤 문제집들이 나오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인터넷 검색으로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이지만 (각 출판사 홈페이지에 가서 출판 도서를 영역별로 확인하면 됨) 서가에서 얼만큼의 양을 차지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해당 출판사가 해당 분야의 책을 얼마나 많이 내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해당 분야 전문 출판사라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중고학습 문제집 서가의 경우 신사고, 비상교육, 메가스터디, 수경출판사(자이스토리) 등 벌써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름만 해도 몇 가지가 됩니다. 만약 수학문제집 서가에서 신사고에서 출판한 도서들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본다면 쎈과 우공비 시리즈가 주욱 꽂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출판사별로 분류된 문제집들은 그 다음 학년별, 난이도별로 진열되어 있기 때문에 난이도를 비교하기에도 오프라인 서점은 유용합니다. 영어 문제집 서가에 간다면 능률에서 나온 책들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거고요. 마찬가지로 외국어 서가에 가면 파고다, 해커스, 토마토 등 수험서 출판사 책들이 주욱 있을 것이고, 다락원 같은 출판사는 상대적으로 영어보다 일본어 쪽에서 더 눈에 띄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문서적 서가에 가면 한길사, 서광사 등을 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큰 분야에서 어느 서가를 가도 그 출판사 책이 많이 꽂혀있다면 그 분야 내에서 복합적으로 많은 책을 내는 곳일테고요. 신사고 같은 출판사는 국영수사과 어느 영역을 가도 많이 꽂혀 있잖아요?


  즉 출판사별 진열을 통해서 어떤 출판사가 더 내가 찾는 분야의 책을 전문적으로 낼 수 있는지 알 수 있고, 그렇다면 책을 선택할 때 조금 더 믿을만한 출판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출판사별 특징을 살펴보기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외국 문학 번역서의 경우 출판사별로 진열된 서가에서 각 출판사별로 같은 책을 뽑아서 번역을 비교해볼 수도 있습니다. '제인 에어'를 민음사, 문학동네, 펭귄 클래식 등의 출판사에서 뽑아서 번역을 살펴보는 거죠. 인터넷에서 '제인에어 번역 어디가 더 좋나요' 등의 지식인 글을 읽을 수도 있겠지만, 이처럼 직접 비교하면서 고른다면 더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각 출판사별로 어떤 라인의 도서를 내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고학습에서 수경출판사의 경우 '자이스토리'가 제일 유명하고, 신사고에서는 국어영역에서 '오감도' 시리즈가 있습니다. '이 시리즈가 가장 좋다'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영역별로 어떤 라인의 참고서들이 있는지 용이하게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출판사순으로 정리된 서가에 서 있으면 한 눈에 들어오는 모습이니까요.


작가순 진열:

  주로 문학 서가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먼저 좋아하는 작가가 어떤 책들을 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출판사별 진열과 마찬가지로, 서가를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살펴보면 어떤 분야에서 어떤 작가가 유명하고 대중적인 작가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일본 추리소설 코너에 가면 히가시노 게이고와 미야베 미유키가 서가를 몇 칸씩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요. 




2. 진열방식에 따라 살펴 본 서가의 정보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라. 


1번에서 말한 방식으로 서가의 정보를 살피면, 이 내용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고학습 서가에서, 능률에서 나오는 '맞수' 시리즈에 장문 심화독해 시리즈가 원래 있었는데 개정판이 나오면서 빠졌다", "뿅뿅 작가의 못 보던 책이 꽂혀있다"라는 식으로, 서가를 자세히 살펴보면 각 출판사별, 출판사내 라인별, 작가별로 변하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처음 가는 서점에서 먼저 안내도를 익히고 그 다음 진열 방식을 눈에 익히고 정보를 담았다면, 이후에는 주기적으로 가서 정보를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정보는 앞서 소개했던 RSS 구독(2016/03/08 - [통합] - [RSS 피드 활용기] 1. RSS란? Feedly를 이용하자!)을 통해서 신간 정보 등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서점을 이용해서 한 번씩 전체적인 그림을 업데이트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3. 서점별로 특화된 부분을 찾아라. 


저는 이용하는 서점이 많은데요, 그 이유는 각 서점별로 위와 같은 정보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떤 부분이 특화되어 있는지도 차이가 있고요. 예를 들어 영풍문고 여의도점의 경우 상대적으로 일서 비중이 큰 편입니다. 반디앤 루니스 강남점은 외서 코너가 큰 편은 아니지만 쫀쫀하게(?) 잘 갖추어져서 간혹 절판 도서도 꽂혀있습니다. 또 동네 작은 서점의 경우 특별한 컨셉을 가진 서점들도 많습니다. 꼭 북카페나 만화책 전문서점, 중고서점 등이 아니어도 제가 사는 곳처럼 학교가 많은 곳의 동네 서점이라면 학생들 참고서에 관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어느 학교가 무슨 출판사 교과서를 쓰는지도 다 꿰고 있으니까요. 



4. 우연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자.


오프라인 서점의 가장 큰 매력은 '우연'인 것 같습니다. 저렇게 서가를 꼼꼼히 훑고 다니는데도 늘 새로운 책을 우연히 마주치게 될 때가 있으니까요. 최근 나온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유용한 책일 수도 있고, 그냥 한 번 들추어본 신간이 제법 마음에 드는 책일 수도 있고요. 그런 우연은 인터넷 서점에서는 잘 경험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인터넷 서점에서는 필요한 키워드를 딱 입력하고 검색하고, 또 메인 배너에 뜬 책들은 신간/베스트셀러/많이 홍보하려는 책이니까요. 숨겨진 보물같은 책을 찾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서점을 가끔씩 들러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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