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부터 [글쓰기101] 연재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원래 좀 더 연재를 쉴 생각이었는데.. 연재 주제가 있는 상태에서는 연재할 내용이 계속 머리에 맴돌기도 했고요 - 마치 해야 할 숙제가 있는데 안 한 기분이에요, 또 그 '바쁜 일'이 실제로 다 끝나려면 10월은 되어야 하거든요. 그렇다고 10월까지 쉴 것도 아니면서..ㅎㅎ 언제는 뭐 한가해서 블로그했나 싶어서 돌아왔습니다. 이번 연재는 그리 길진 않아요, 4회로 계획했습니다. 


글쓰기 이전 과정인 자료조사에 대해서는 이전 연재 [자료 수집하기] 참조해주세요. 아마 이 연재랑 같이 보면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2016/03/13 - [아날로그+디지털 공부법/자료 수집하기] - [자료 수집하기] 1. 오프라인 서점 이용하기

2016/03/15 - [아날로그+디지털 공부법/자료 수집하기] - [자료 수집하기] 2. 출판사 홈페이지 이용하기

2016/03/17 - [아날로그+디지털 공부법/자료 수집하기] - [자료 수집하기] 3. 지역 도서관 이용하기

2016/03/18 - [아날로그+디지털 공부법/자료 수집하기] - [자료 수집하기] 4. 대학 도서관 이용하기 (1) 오프라인 자료

2016/03/19 - [아날로그+디지털 공부법/자료 수집하기] - [자료 수집하기] 5. 대학 도서관 이용하기 (2) 전자자료 DB 이용하기

2016/03/21 - [아날로그+디지털 공부법/자료 수집하기] - [자료 수집하기] 6. 논문/학술지/단행본 검색하기 - 국내편

2016/03/22 - [아날로그+디지털 공부법/자료 수집하기] - [자료 수집하기] 7. 논문/학술지/단행본 검색하기 - 국외편

2016/03/23 - [아날로그+디지털 공부법/자료 수집하기] - [자료 수집하기] 8. 참고문헌 정리하기 - RefWorks

2016/03/24 - [아날로그+디지털 공부법/자료 수집하기] - [자료 수집하기] 9. 참고문헌 정리하기 - RefME

2016/03/25 - [아날로그+디지털 공부법/자료 수집하기] - [자료 수집하기] 10. 전자자료 관리



"101(원오원)"은 대학에서 기초과정의, 개론의, 입문의, 라는 뜻으로 쓰이는 표현입니다. 저도 전문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말그대로 기초적인 팁 정도를 알려드리는 수준에서 연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글을 잘 쓰는 방법이라거나 미려한 문장을 쓰는 법 같은 것은 저도 모르기 때문에-_- 알려드릴 수가 없고요, 대신 이 블로그의 다른 모든 글들과 마찬가지로, 제 수준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오늘은 첫시간으로 "논제 분석하기"에 대한 글입니다. 완전히 열려 있는 자유 주제가 아닌 한, 우리가 글을 쓸 때에는 늘 어느 정도 주제가 주어지거나 평가 기준이 정해진 상태에서 쓰게 되는데요, 허공에서 주제 정하기부터 시작하는 글보다, 조건이 어느 정도 정해진 글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 글을 먼저 들고 왔습니다. 




"논제는 의미 단위별로 분석한다."


오늘의 핵심은 단 한 가지입니다. 논제가 요구하는 사항들은 의미 단위 수준에서 아주 자세하게 분석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영어 시간에 일명 '끊어읽기'를 하는 단위로 분석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건 예시를 보는 것이 더 쉬울 거예요. 




사례 1) 논술 문제 분석





흔하게 보는 논술 문제 유형입니다. 한 문제이지만, 그림에서는 3가지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 즉 가의 주제 또는 주장을 밝혀야 하고, [나]의 주인공의 태도와 [다]의 서술자의 태도를 써야 합니다. 글자수 제한이 없는 시험이라면 [나], [다]를 각각 서술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들의 공통점과 차이점도 한 번 더 지적해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가]를 토대로 [나]와 [다]를 비판해야 합니다. 즉, [가]의 글쓴이라면 [나]의 주인공과 [다]의 서술자를 "깔 때" 뭐라고 말할까, 를 생각해서 쓰는 거죠. 짧은 문제이지만 이렇게 작은 단위로 문제가 요구하는 조건을 쪼개면, 그 조건들이 그대로 글의 개요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 쪼개는 실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례 2) 전공 시험 서술형 문제




제가 지난 학기 봤던 종합시험 문제를 가지고 왔습니다. (제 기억에 의존한 거라 정확한 족보는 아닙니다ㅎㅎ) 제 전공은 주로 저런식으로 큰 덩어리의 서술형 시험을 요구하는데요, 이런 문제 역시 문제는 짧지만 써야 하는 것은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단 어떤 개념에 대해서 물어보고 있죠. the Closure Principle이란 건데, 뭐 폐쇄성 원리라고도 하고 닫힘 원리라고도 합니다. 번역어가 달라져도 뭘 요구하는 것인지 말귀를 알아들을 것부터 요구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이 개념이 정확하게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서술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특정한 논의를 던져주었습니다. 해당 논의가 어떤 등장 배경을 가지고 있고, 어떤 동기들을 가진 입장들이 몇 가지나, 어떤 주장을 하는지, 또한 이들 입장들이 다루고 있는 주요 논제들은 무엇인지, 또 이 입장들이 서로 싸운 역사-_-, 즉 서로 치고 받은 역사 - A라고 하니까 not A이고 B라고 하고, 다시 not B라고 하면서 A*라고 하는 등의 역사 - 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를 읽는 사람이 흐름을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써낼 수 있어야 하고요. 


마지막으로 처음에 물어보았던 그 개념이 왜 이 맥락에서 등장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주어야 합니다. 이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해당 개념이 왜 이 논의에서 사용되는지, 이 개념의 역할은 무엇이고 이 개념을 사용하게 되었던 동기는 무엇인지, 그리고 이 개념을 사용하는 입장들이 얻을 수 있는 효과나 - 또는 역효과나 - 결과는 무엇인지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례 3) 공모전의 평가조건 




제가 상을 탔던 한 공모전의 공모전 소개글을 가져왔습니다. "평가기준: 블라블라" 이렇게 '땡땡(:)"을 써서 말한 것이 아니지만, 이런 문구들을 잘 보아야 합니다. 이런 문구들이 결국 평가조건이 되고, 이 공모전에서 원하는 글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하나씩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학술담론의 대중화"는 일단 학술적 내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일기나 수필은 안 된다는 거죠. (일기는 일기장에 씁시다ㅋㅋ) 동시에 '대중화'이기 때문에 아예 논문같은 형식이어서도 안 됩니다. 논문과 수필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21세기 문명에 대한 사유의 모험"이라는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좀 깊게 생각을 해보라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유물을 발굴하거나 "여기는 제 시조새를 어디다 주차해야 하나요" 같은 이야기는 안 됩니다ㅋㅋ 옛날의 것을 끌어와도 오늘날 가지고 있는 의미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겠죠. "학제적 대화의 향연"이라는 조건도 까다롭습니다. 특정한 한 전공의 전문분야로 너무 깊이 파고 들어도 안 되고, 특정 전공이라고 해도 여러 가지 다른 전공으로 넘나들 가능성이 있는 글이어야 한다는 거죠. "학문후속세대의 건강한 발전"은 지원자격과도 관련되고, 지나치게 올드한 관점도 좋게 평가받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일명 "꼰대질" 노노) "기성의 논리와 문법이 아닌.."은 중요합니다. 기존의 많은 글이 가지고 있는 정형화된 형식에서 탈피할 것으로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직접적인 집필 과정과 직결되는 조건입니다. 형식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요구하는 거죠. 마지막으로 "치열하게 삶과.." 이 부분도, 어느 한 분야에만 치우치지 않고 다방면으로 깊이있게 생각을 해 본 흔적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주최측이 원하는 글에 대해서 분석을 한 후, 저는 이 공모전에 문학+철학+물리학+대중문화+젠더의식 등이 섞여있으나 그것을 하나의 키워드와 주장으로 엮은 글을 냈고,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마감 며칠 전, 하룻밤만에 쓰고 다음날 탈고하고, 마감 이틀 전에 제출한 글이었기 때문에 시간관계상 깊이있는 학술적 내용은 녹여내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심사평에서도 제가 노린 부분에 대해서는 칭찬을 받았고, 제가 아쉽다고 여겼던 부분을 부족하다고 했으니, 요구조건에 대한 제 분석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던 거죠. 뭐 이렇게 잘 맞아떨어지는 일이 또 있을까 싶지만요ㅠㅠ



내일은 좀 더 구체적인 글의 전개방식에 대해서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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