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오랜만에 티스토리에 들어왔더니 글을 쓰는 창도 바뀌었네요. 흠흠 그동안 그만큼 제가 방치해두었단 뜻인데..ㅋㅋ

어제 과사무실에서 전화를 받았어요. 저를 그렇게 스트레스받게 만든 제2외국어 시험 합격이라고요. 이제 진짜 논문만 남았네요. 그래서.. 저도 그동안의 준비과정을 정리해야 이걸 떨쳐내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오랜만에 포스팅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조금 아쉽지만 미리 양해를 구할 건! 사진이 많이 있진 않아요ㅠㅠ 왜냐하면 제가 공부하면서 사진을 찍는 타입은 아니고, 시험이 끝난 뒤에는 너무 질려서 방부터 뒤엎고 필요없는 노트같은 건 죄다 버려서...ㅋㅋ 그래도 최대한 찍어놓았던 것들 위주로 올려볼게요^^

 

 

1. 제2외국어가 왜 필요했냐?

 

저희 학교는 박사과정에서 졸업요건 중 하나로 제2외국어를 요구하고 있어요. 제2외국어를 요구하는 학교는 많은 걸로 아는데, 웃기는 건ㅋㅋㅋㅋ 저희 학교는 자체 시험을 치르거나 공인어학성적을 내거나 두 가지 중 하나라는 거예요. 이게 왜 웃기냐.. 한 학기 정도 수업을 듣고 통과하는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ㅠㅠ 그리고 모든 단과대가 다 요구하는 것도 아니에요. 같은 박사과정이라도 세 개의 단대만 요구하고 있어요. 또 저희 단대 안에서도 일부 과는 요구하지 않았는데, 몇년 전에 요구사항이 부활해서ㅋㅋ 결국 지금은 모든 과가 제2외국어 시험/성적을 요구하고 있어요.

 

1) 자체 시험: 이 시험이 되게 독특해요. 범위가 정해져 있는 시험이 아니라.. 300쪽 이상의 전공서를 행정실에 제출하여 해당 언어 전공 교수님께 '출제 의뢰'가 들어가는 방식이에요. 문제가 뭐가 나올지는 몰라요. 그리고 학생마다 제출하는 책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족보'라는게 없어요. 컨닝 같은 것도 성립하지 않는 시험인거죠. 그냥 각자 자기가 제출한 책에서 문제가 나오는 거니까요.

 

2) 공인 어학성적: 저희 과 같은 경우에는 독일어/프랑스어/한문/중국어/일본어 중 택1이에요. 독일어와 프랑스어는 B1을 요구해요. 그런데 제가 알아볼 당시에는 - 석사과정 때부터 몇년간 조건을 알아보았음 - B2를 요구했던 걸로 기억해요. 한문은 공인어학성적으로 대체가 불가능하고요, 중국어는 HSK 5급, 일본어는 N2이상을 요구합니다.

그러니까- 300쪽 이상의 전공서를 제2외국어로 읽을 수 있거나, 해당하는 공인어학성적을 제출하거나, 둘 중 하나를 만족시켜야 했습니다.

 

 

2. 내가 선택한 언어: 일본어

제 경우 어떤 외국어로 시작할지에 대한 조건이 몇 가지 있었어요. 고등학생 때랑 학부 교양으로는 중국어를 했지만, 중국어가 300쪽 이상의 전공서를 읽을 수 있는 실력이거나 HSK 5급을 딸 수 있는 실력은 아니었어요. 결국 어떤 언어든 초급부터 시작하는 건 마찬가지였습니다ㅠ

 

1) 공인어학시험을 대비할 수도 있으므로, 최대한 시험이 쉬운 것을 택하자.

사실 처음 제2외국어를 선택할 때에는 전공서로 시험 출제의뢰를 하는 것과 공인어학성적을 제출하는 것 둘 중에 공인어학성적을 제출하는 쪽에 조금 더 마음이 기울고 있었어요. 아무래도 문제가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시험보다는 기출문제가 있는 시험이 나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공인어학시험의 난이도가 최대한 낮은 걸 선택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시험 영역이 적을수록 시험의 난이도가 낮다고 생각했어요. 즉 읽기/듣기/쓰기/말하기 4개 영역을 모두 요구하는 시험일수록 어렵고, 적은 영역을 요구하는 시험일수록 쉬울 것이라고 예상한 거죠. 그래서 4개 영역을 모두 공부해야 하는 독일어와 프랑스어는 후보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중국어와 일본어 중에서는, HSK 5급부터 주관식이 등장한다고 해서 제외했어요. 결국 모든 시험이 객관식이면서 말하기와 쓰기가 없는 일본어가 조건을 가장 만족하는 외국어였습니다.

 

2) 학습의 접근성이 높은 언어를 택하자.

어떤 언어를 시작해도 저는 거의 알파벳/문자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집도 인천이기 때문에 만약 학원을 다닌다면 믿을만한 학원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도 고려해야했고요. 이 점에서도 독일어와 프랑스어는 후보에서 제외되었어요. 이 부분에서는 중국어와 일본어가 비슷했습니다.

 

 

3) 장기적으로 세부전공에 도움이 되는 언어를 택하자.

어차피 시간을 투자할 거, 장기적으로 제 공부에 좀 더 도움이 되는 언어를 택하고 싶었어요. 여기에서 1)과 2)와 조금 다른 결과가 나오는데.. 제 세부전공이 서양, 그것도 영어권 학문이기 때문에 (사실 그래서 제가 그동안 제2외국어에 대한 동기부여가 없었기도 했어요, 필요가 없으니까요) 이 조건에서는 독일어나 프랑스어가 더 조건에 부합했어요. 하지만 독일어와 프랑스어는 앞의 1)과 2)에서 조건에 부합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중국어와 일본어 중, '번역'이 강한 일본어를 택하기로 했어요. 실제로 제 세부전공 분야의 책을 살펴보았더니, 우리말로는 번역서가 단 한 권도 없는 경우에도 일본어로는 번역서가 3권 정도는 있더라고요. 또 물론 영어로 작성한 논문들이지만 일본 저자들이 이 분야에서 활동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2014년,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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