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계속하는 (응-_-?) 조기교육 체험기입니다. 먼저 가장 이른 시기인, 24개월 이전의 조기교육 경험부터 소개하려고 합니다. 사실 이 시기는 제가 기억하고 있는 건 없어요. 그래서 저희 엄마와 이모를 붙잡고 열심히 물어보고, 앨범을 뒤져서 증거를 모았습니다ㅎㅎ



1. 조기교육 과목 및 시기


시작은 생후 10개월부터. 영어와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는 것을 동시에 했다고 해요. 식구들이 우리말을 사용했기 때문에 우리말은 따로 가르치지 않았다고 해요. 동화책을 식구들이 읽어주는 정도였고요. 태어나서 가장 먼저 교육적인 측면에서 접한 언어는 영어였어요. 아래 사진이 10개월 때 사진인데, 이미 다음에 소개할 교재가 꽂혀있어요. 아, 미술 교육이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하지만, 종이 깔아놓고 막 그리고 놀아보라고도 했대요. 



2. 가족 환경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엄마, 아빠, 시집가기 전의 이모, 나. 늘 집안이 북적북적했어요. 특히 엄마쪽 형제가 엄마와 이모 이렇게 둘 뿐이라 진짜 둘이 친해서 같이 어딘가를 가거나 하는 일이 많았어요. 



3. 교육 방법


오직 듣기 위주였다고 해요. 알파벳은 보여주는 정도였고요.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영어와 클래식 음악이 백색소음처럼 집안에 깔리게 했대요. 집안 식구들이 말을 해도, TV를 틀어도, 한쪽 방에서는 그냥 주구장창 계속 테이프가 틀었고요. 우리말로 된 동화책을 식구들이 계속 읽어주었어요. 




4. 목표


영어를 '외계어'라고 생각해서 두려워하지 않는 것!! 그저 그 억양에 익숙해지고 친숙해지는 것!! 

단어를 외우거나 알파벳 자모음을 조합하는 원리는 전혀 가르치지 않았대요. 엄마 말씀으로는, 단지 어릴 때부터 많이 듣게 해서 영어라는 언어에 겁을 먹지 않기를 바라셨대요. 뭐 대단한 효과를 노리거나 아이가 이야기를 기억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저런 소리도 있구나" 정도이길 바란 거죠. 우리말도 마찬가지였고요. 아이가 딱히 반응이나 결과를 보이지 않아도 최대한 머릿속에 많은 것을 스쳐지나가게 해주는 것이 목표였다고 해요. 



5. 교재 사례


[웅진 해피토크]



제가 어릴 때 샀던 판은 이것보다 훨씬 이전 판이고요, 사진에 있는 책은 12판 5쇄이고, 제가 나중에 추억을 잊지 못해서.. 30권 3만원에 중고로 다시 샀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건 표지 색깔이 좀 달라요. 하지만 내용은 똑같아요. 당시에 저희 아빠 월급이 19만 8천원이었는데 (저희 부모님은 25살 동갑으로 결혼하셨고, 26살에 저를 낳으셨는데, 저희 엄마 대학 입학할 때 미대 입학금 포함 등록금이 56만원이었으므로.. 딱 0 하나 더 붙이면 대충 지금 물가랑 비슷하겠네요.) 저 전집을 테이프 및 단어 카드 포함해서 23만원 주셨답니다. 제가 10개월 정도 되었을 때고, 그 때는 지금처럼 유아용 교재가 흔치 않을 때였으니 희소성이 더했겠죠. 



[클래식 음악]

이 시기에는 LP판이 있었고요, 24개월 이후에는 20개짜리 클래식 CD 전집이 있었어요. (이건 사진을 찍으려면 책상 하나와 책꽂이 하나를 들어내야 해서 사진은 못 찍었어요ㅠ) 딱히 선호하는 음악가가 있었던 건 아니고, 이것도 계속 집안에 백색소음처럼 틀어두었대요. 사실 클래식 외에도 엄마 아빠가 모두 기타도 치셔서 아빠랑 저랑 같이 기타치는 사진도 있는 걸 보면, 음악이 많이 들리는 환경에 있었던 것 같아요. 




6. 내가 생각하는 효과


(1) 외국어에 대한 친밀감 형성

확실히 영어를 두려워하거나,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은 없었어요. 학교에 들어갔을 때도, 그 이후로도요. 저 나이는 제가 기억하지 못했을 시기이지만 당시 교재를 더 나이가 먹을 때까지도 보았기 때문에 교재의 내용도 기억했어요. 무척 재미있었고, 제가 아주 많이 좋아했단 걸로 기억했고요. 


(2) 중간 번역 단계 없는 의미 이해 방식

이게 솔직히 이 시기 조기교육의 영향인지는 모르겠는데, 영어를 우리말로 바꾸지 않고 영어 자체로 받아들여요. 그러니까 아래 그림처럼요. 


사람들이 영어 단어를 외우거나 기억하는 걸 보면 그 단어를 보고 우리말로 바꾼 후 그 다음에 해당하는 지시체를 떠올리는 방식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중간에 영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단계가 없어요. 해당 단어의 개별적인 지시체나 시각적 이미지가 곧장 영어 단어로 연결되는 거에요. 이렇게 외우면 단어를 외우는데 훨씬 수월하고 독해 속도가 엄청 빨라진다는 건 확실한 차이점인 것 같아요. 


(3) 훈련된 절대음감 체득: 외국어 공부에 도움

어릴 때부터 음악을 많이 들려준 건 절대음감을 키워주기에 좋았어요. 이후에 피아노를 배우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고요. 뭐 나중에는 음악 수행평가 이런 데에도 꽤 도움이 되었어요. 지금도 연주는 잘 못하지만 곡을 듣고 악보를 딸 수 있고 편곡도 약간은 할 수 있는 정도거든요. 그런데 음악과 전혀 관련없는 일을 해도 절대음감이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게 바로 외국어 공부였어요. 듣기와 발음에 도움이 많이 되었거든요. 영어는 어릴 때 유학했냐는 질문 자주 받고요,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와 일본어를 각각 5학년, 6학년 때 처음 접했는데 처음 접할 당시에는 중국어 성조를 발음을 정말 못했어요. 그런데 한참 들어보니까 중국어의 4성이 5도 정도 차이가 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물론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마다 다르겠지만 교재 CD의 여자 성우는 그 정도 차이가 있었어요. 예를 들어 1성은 솔, 2성은 도에서 솔로 올라가고, 3성은 솔-도-솔, 4성은 솔에서 도로 내려옴, 이런 식으로요. 나중에 터득하고 나서는 고등학교 때 중국어 선생님도 발음 갑자기 진짜 좋아졌다고 하셨고 대학와서 교양 중국어 시간에도 강사분께서 처음에 살다온 줄 알았다고 했어요. (그랬는데 중간 시험 못 보니까 왜 못 봤냐고 강의실에서 등짝 스매싱하심..ㅋㅋㅋ 충격받아서 기말 때 빡세게 해서 만회했어요.) 일본어도 음악이라고 생각하고 들으니까 박자가 굉장히 정확한 언어더라고요. 또 혀를 약간 뒤로 뺀다고 해야 할까, 우리말 음소 한 박자보다 조금 짧게 발음한다는 것도 들렸고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듣는 것만으로 언어의 특성을 알 수 있게 된 거죠. (그런데 한자에 질려서 매번 시험은 벼락치기하고 다 때려쳤다가 지금 이렇게 뒤늦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서 고생하는 건 안 비밀ㅠㅠ)




정리하자면, 24개월 즉 3세 이전에는 학습의 어떤 효과나 결과를 바라지 않고 단지 무서움/두려움을 없애주고 친숙하게 하는 것이 목표였던 것 같아요. 사실 우리가 무언가를 처음 배울 때는 '내가 이걸 잘 할 수 있을까', '아, 낯설다, 어렵다' 같은 심리적 부담감이 상당하잖아요. 또 그러한 심리적 부담감으로 인해서 제대로 학습 효과가 안 나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오직 그 심리적 부담감 또는 거부감을 없애는 것만이 목적이었다고 해요. 


아, 해피토크 외에, 보라색 핑크색 주황색 공룡들이 뛰어나와서 "What's your name?"을 계속 외쳤던 비디오도 있었는데.. 그것도 참 좋아했는데 엄마도 저도 제목이 기억이 안 나요. 그것도 해피토크만큼 많이 봤었어요. 아 지금도 그 노래 멜로디를 외울 정도인데 제목이 기억나지 않아서 아쉽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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