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한자 그림 연재하다가, 제가 일본어 기초를 쌓은 방법이 생각나서 들고 왔어요. 바로 '구몬일어'입니다ㅎㅎ


구몬, 눈높이, 재능, 장원 등. 국내에 학습지 회사들 몇 개 있죠? 바로 그 학습지 맞아요. 보통 어린 아이들이 공부습관 잡기 위해서나 기초 다지기 위해서 한다는 인식이 많은데, 사실 저는 어른들에게 더 학습지를 추천하고 싶어요. 



1. 성인이 학습지 구독을 할 때의 장점


1) 자투리 시간을 이용할 수 있어요. 학습지 교재들의 경우 교재가 크거나 두껍거나 무겁지 않아요. 한장씩 뜯어서 쓸 수 있고요. 그래서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조금씩 자투리 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2) 일상이 바쁜데 꾸준히 해야 하는 공부를 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바쁘다보면 꾸준히 못하고 자꾸 손을 놓게 되는 것이 문제가 되죠? 학원을 등록해도 빠지게 되고, 인강을 신청해도 어느새 기한이 지나가 있고.. 학습지는 그렇지 않아요. 아무래도 선생님께 검사를 받아야 하니까요 >ㅁ<ㅋㅋㅋㅋ


3) 기초가 너무 없을 때에도 할 수 있어요. "나는 초등학생 수준 밖에 안 되는데 어떻게 하지?" 이런 걱정 안 해도 돼요. 사실 기초가 너무 없을 경우 학원을 다니기도 막막하고 독학을 하기도 어렵잖아요. 진짜 생초짜 왕초보 날기초 상태일 때 "쪽.팔.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게 학습지예요. 


4) 자신의 수준에 맞추어서 복습까지 자동적으로 할 수 있어요. 


5) 교재가 이뻐요. 애들 대상이라 그런가 저는 기초교재 컬러풀한게 넘넘 좋았어요ㅎㅎㅎ (역시 와꾸가 이뻐야ㅋㅋ)




2. 나의 구몬일어 체험기


저는 구몬 일어를 2014년 1월 17일부터 2015년 11월까지, 거의 2년 동안 했어요. 바로 위에 적은 장점들 때문에 시작하게 되었어요. 


일단 제 상황은, 제가 일본어 한자 어원그림 연재와 관련해서도 몇 번 밝힌 적이 있지만, 저는 몇 년 안에 제2외국어 점수가 필요한 상황이에요. 저희 학교의 모든 단과대가 다 박사과정에서 제2외국어를 요구하는 건 아닌데, 저희 단과대, 그 중에서도 몇몇 전공만 제2외국어를 요구하는데 하필 제 전공이 그 중 하나인 거죠. 코스웍 36학점, 연구윤리교육 이수, 영어 공인어학시험 성적 제출, 학술지 논문 1편 이상 게재, 종합시험 3과목 - 이걸 다 했는데!!! 제2외국어를 아직 못 땄어요..ㅠㅠㅠ


처음에는 제 세부분야가 영어만 하면 땡인 분야라, 그래도 좀 가까운 유럽 언어를 해보고자 했어요.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각각 건드려봤죠. 먼저 프랑스어부터? 흠, 발음을 못 따라하겠어요. 게다가 외울 것이 많대요ㅠㅠ 그 다음 독일어? 이것도 어려워요. 더 큰 문제는, 학교에서 제2외국어 시험 성적을 무조건 제일 위에서 두 번째 등급을 요구해요. 아니면 제2외국어로 된 300쪽 이상의 전공서적을 읽고 시험을 봐야 해요 (아니 전공책 읽을 수준이면 내가 시험봐서 점수를 더 먼저 따지ㅋㅋㅋㅋ) 그런데 독일어와 프랑스어는, 공인어학시험에 말하기와 쓰기가 들어가요. 여러분도 아시잖아요 영어 20년 넘게 해도 말하기와 쓰기가 되던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일단 시험이 어려운 유럽 언어는 바로 포기했어요. 게다가 유럽 언어는 시험의 어려움 외에도 컨텐츠를 쉽게 구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였어요. 아무래도 일본어 중국어보다는 학원이나 인강, 교재가 확실히 부족하잖아요ㅠㅠ 접근성이 낮아서 문턱이 높은 거죠. 


두 언어에 교재값만 날린 상태로 석사 과정 중 2년이 지나갔어요ㅠㅠ 박사를 생각해서 미리 준비하려고 했는데 삽질만 2년을 한 거죠. 그래서 이번에는 거꾸로 조건을 생각해보고 조건에 맞는 언어와 공부방법을 고르기로 했어요. 일단 동기부여가 없단 점은 다 똑같았거든요. 제가 애니나 망가를 좋아하는 타입도 아니라서.. (미국놈이 나와서 다 때려부수고 지구를 구하는 걸 제일 좋아함ㅋㅋㅋㅋ) 


그래서 생각해 본 조건은요,


1) 당시 저는 코스웍 중이었어요. 지금은 코스웍 중이 아니지만, 제 일상은 정신없이 바쁘고 제가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벌려놓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공부 방법이어야 했고, 지나치게 시간을 뺏기는 공부 방법이어서는 안 됐어요. 


바로 이 1번 조건에서, 서울에만 학원이 있는 유럽 언어들은 다 탈락했죠. 학원을 다니는 방식도 아웃. 아니, 대학 갈 때에도 사교육 없이 갔는데 - [조기교육 체험기]와 [사교육없이 대학가기] 연재 참조해주세요. 저는 미취학 때 돈 퍼다붓고 중고등학생 때에는 책값만 들였거든요 - 미쳤다고 지금 박사과정에서 학원을 다니겠어요 ㅋㅋ 말도 안 됨. 아웃. 



2) 또 문제는 제가 저한테 맞는 외국어 공부방법을 모른다는 점이었어요. [조기교육 체험기]에서 밝힌 것처럼, 저는 영어를 우리말과 함께 배우기 시작해서, 네이티브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언가 제대로 '학습'을 해 본 적도 없었어요. 공부방법에 대해서 열심히 떠들어대긴 해도 제대로 된 "학습으로서의" 외국어 공부는 해본 적이 없는 거죠. 그것도 시험 준비를 해야 하는..ㅠㅠ 그래서 기초부터 차근차근 스텝바이스텝, 스몰스텝으로, 어느 정도 저 혼자 공부방향을 잡을 때까지 공부 방법을 제시해줄 수 있는 교재여야 했어요. 



3) 시간을 최대한 잡아먹지 않으면서도, 어학이라는 것은 손을 놓으면 말짱 꽝이므로 - 이전에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건드렸을 때 알파벳까지만 외우고 계속 까먹는 것을 보고 깨달음 - 손을 놓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필요했어요. 



4) 너무 기초 단계라서 - 모든 언어를 문자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 - 그 수준에 맞는 교재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이 학습지였어요. 제가 뭘 좀 고민할 때에는 오래 걸려도 일단 방법이 생각나면 그 다음 결단은 빨라요. 한자어원그림 비공개로 돌렸다가 하룻밤만에 다 공개로 다시 돌리고 네이버 웹툰으로 간 것처럼요. 그래서 그 날도 새벽 3시에 "아!!! 어린 애들이 하는 학습지를 해야겠다!!!!!!"라고 생각이 나자마자 밤을 꼴딱새고 학습지 회사들을 뒤졌어요. 



5) 가격이 싸면 더 좋겠죠. 보통 학습지들은 월 3만원 이쪽저쪽. 앗싸 가격도 저렴함. 


6) 하나의 학습지를 시작한 후에, 너무 기초까지만 하면 안 돼요. 얼추 어느 정도 수준을 높일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무조건 각 회사들의 '최고 단계' 교재들을 비교했어요. 


이 5번과 6번 조건에서 중국어가 탈락했어요. 유럽 언어들이 다 탈락한 후 학습지로 배울 수 있는 언어는 중국어와 일본어 뿐이었는데, 사실 제가 고등학교 때 수능 제2외국어와 대학 와서 교양과목도 중국어를 해서 중국어를 할까 했거든요, 그런데 보통 학습지로 중국어는 올라갈 수 있는 수준에 한계가 있더라고요. 딱 하나, 차이홍(첨에 장원이랑 헷갈림ㅠㅠ) 중국어만 예외였는데 - 이건 조선족 분들인지 연변 분들인지 아무튼 중국어를 네이티브로 하시는 분들은 선생님으로 고용한대요, 중문과 출신이면서 직장인인 제 친구는 저 구몬하는 거 보고 장원 중국어 했어요 - 이건 가격이 다른 학습지들보다 비쌌어요. (10만원인가? 더 비쌌나? 아무튼 상대적으로 비쌌음.)


그리고 이 단계에서 선택된 것이 구몬일어였어요. 구몬이 일본 그룹이어서 일본어 교재가 체계적이고, 제일 마지막 단계인 L단계까지 가면 제가 필요한 N2 등급을 딸 수 있는 어휘를 익힌다고 되어 있었거든요. 다른 학습지들보다 최고 단계가 월등히 높았어요. (찾다가 발견했는데, 영어도 최고 단계가 제법 수준이 있어요. 맥베스, 오셀로 이런 것 현대어로 바꾸고 발췌한 것 읽는 수준이에요. 제 추천으로 구몬 영어하는 직장인 친구도 있어요ㅎㅎ )


게다가 중국어는 HSK 5급에 쓰기가 있다는데, 일본어는 JLPT가 다 객관식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본어로 낙점!


그 새벽에 구몬 홈페이지에서 바로 상담 신청을 했어요. 다음날 낮, 대충 잠 좀 자고 일어났더니 마침 구몬 영업소에서 바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저희 담당 구역인 쌤을 뵙고, 시작하게 되었어요!





저는 E 단계까지 했어요. 위는 E 단계 교재의 모습이에요. 




구몬일어에서 나오는 부교재예요. 단어를 외울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여기에 별도로, 저는 단계 올라가는 시험을 볼 때마다 시키는 것만 하지 않고 구몬 교재 전체를 3번씩 따로 써보면서 복습을 했어요. 이렇게 해서 2년 동안, 문자부터 시작해서 일본어 기초를 어느 정도 다질 수 있었답니다. 후회없는 선택이었어요. 진짜 많이 도움되었거든요. 시작이 반인데, 그 첫 단추를 제대로 잘 끼운 것 같아요. 





3. 성인이 학습지 구독을 할 때 FAQ



Q. 선생님께 꼭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시간이랑 장소도 여의치 않고.. 선생님 안 만나면 안 되나요?


A. 제 경우 세 분의 구몬 선생님을 거쳤는데요, 학기 중에 선생님들과 만나기 어려울 때에는 우편함에 다음주 새 교재와 지난주 채점된 교재를 선생님께서 넣고 가시면, 저는 이번주에 푼 교재를 우편함에 넣어두는 방식으로 교환을 했어요. 직장이나 대학을 약속장소로 잡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어요. 이 경우 우편함처럼 직장에서 교재 교환을 하고, 대학의 경우 아예 휴게실에서 구몬 쌤이 상주하고 학생들이 그곳으로 가서 지도를 받는 경우도 있대요. 아, 그런데 선생님 지도 면대면으로 받지 않는다고 가끔 월 회비에서 쌤 관리비를 빼고 교재값만 내겠다고 진상치는 회원들도 있대요. 그러지 맙시다..ㅠㅠ 어차피 그분들이 교재 가지고 가서 채점해주셔야 해요. 그 노동력과 시간을 생각해야겠죠?



Q. 선생님은 좋은 분인가요..?

A. 이건 진리의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예요. 제 경우 첫 번째 선생님과 두 번째 선생님은 정말 좋았어요. 진짜 꼼꼼하게 챙겨주시고 말도 잘 통하고 그랬는데ㅠㅠ 우편함에서 교재 교환할 때 소소한 선물 - 간식, 손세정제 같은 것들 - 도 넣어두고, 쌤들 관두실 때 선물도 드리고 그랬어요. 그런데 세 번째 선생님이 너무 무성의해서 결국 관두는 데에 한 몫 했어요. 해답까지 저한테 던져주고 알아서 채점하라고 하는 성의없는 선생님..ㅠㅠ


Q. 어른이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나요?

A. 전혀요. 생각보다 성인 회원분들 많대요. 저도 제가 추천해서 제 주변에 일본어, 한자, 영어, 중국어 등 구몬 아니고도 다양하게 학습지 하는 친구들 많이 늘었어요ㅋㅋ 영업 좀 했어요 ㅋㅋ 오히려 동기부여가 확실하고 부모가 시켜서 하는 어린 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하고, 말도 통해서 좋아하세요ㅎㅎ


Q. 너무 쉽지 않나요? 진도는 너무 느리지 않나요?

A. 레벨 테스트하고 본인에게 맞는 단계 찾아서 하니까 괜찮아요. 물론 아예 학습지가 필요 없을 정도로 잘하는 수준이라면 모르지만, 제 경우도 4A-3A-2A-A-B.. 이런식으로 나가는 교재였는데 제일 첫 단계 건너뛰고 둘째단계부터 했어요. 진도는 본인이 하기 나름이고, 담당 선생님과 상의해서 조절할 수 있어요. 저는 앞단계는 막 쭉쭉 빨리뺐고, 코스웍하는 학기 중에는 바쁜 데다가 이게 은근 교재가 난이도가 쭉쭉 올라가서 복습 많이 넣고 진도 좀 천천히 나갔어요. 방학 때는 또 좀 더 빨리 나갈 때도 있었고요. 하지만 시간이 정해져서 당장 어학시험 점수가 필요하다거나,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처럼 엄청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진도가 좀 많이 느린 속도예요. 그런 경우에는 학습지만으로는 부족해요. 보조적인 수단으로는 괜찮아요. 저는 너무 초짜라서 2년 내내 일단 구몬만 했었고요.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관둔 까닭

1) 코스웍이 끝난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시간이 널럴해져서 학습지보다 진도가 빠른, 보다 시험에 특화된, 더 높은 단계의 교재로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다음으로 선택한 것은 일본어 단기학교 - 일단기 - 입니다. 평생회원권 끊고 강의 듣고 있네요. 구몬으로 N2까지 가려면 5년 코스였어요. 여기에 시험준비를 따로 하는 시간을 따져보니 너무 오래 걸린다는 생각이 든 거죠. 꼼꼼히 하고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는 대신 전체적인 진도는 아무래도 다른 공부방법에 비해서 느리다는 것, 그게 단점인 것 같아요. 대신 이건 시간이 정해진 공부를 해야 하거나 저처럼 시험을 봐야 하는 케이스가 아니라면 상관없는 문제이고요. 

2) 구몬을 하다가도, 인강을 듣다가도, 한자를 너무 몰라서 단어를 외울 수가 없었어요. (진심, 까막눈..) 사실 문제는 구몬이 아니라 제 한자 실력이 문제였던 거죠. 인강으로 돌린 뒤에 깨달았답니다. 그래서 한자어원그림 연재를 하게 된 거였고요. (한자 공부방법을 찾는 데에도 약 3개월 간의 삽질이 있어요.. 연재 하기 전까지ㅠㅠ 흑흑 삽질의 역사야ㅠㅠ 제2외국어는, 아직도 공부법적인 면에서 업그레이드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어요.) 

3) 세 번째 선생님이 별로였어요. 시간 까먹고 교재 안 가져오고 채점도 안 해오고 결국 해답지까지 저한테 던져주고 관리 없이 방치. 이걸 컴플레인을 걸까말까 고민하던 중에 박사 종합시험 때가 다가와서 - 게다가 평년보다 일주일 일찍 시험 날짜가 잡힘 - 그냥 관두는 쪽을 택했죠. 선생님은 복불복이에요. 



결론: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무엇이라도 자기계발을 해보고 싶으신 성인분들이라면, 학습지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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