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에 이어서 번역과 영작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보려고 해요. 영어로 된 텍스트를 읽고 발제문을 만든다는 것은 결국 영어로 된 텍스트를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는지, 또 얼마나 적절하게 번역해서 발제문을 만들 수 있는지, 등의 문제들과 관련이 있는 것이니까요. 또 나중에 논문 초록을 영어로 쓰거나, 영어로 논문을 써서 외국 학술지에 제출을 해야 하는 일에 반드시 부딪히게 되는데, 그런 모든 문제들이 궁극적으로는 영어라는 언어의 텍스트를 얼마나 자유자재로 다루는지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아요.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아직 다 마스터했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에요. 제가 네이티브가 아니니, 아마 죽을 때까지 그런 수준이 되진 못하겠죠. 그러니 이번 편도 그저 제 나름대로의 노력이라고 봐주세요.



1. 텍스트를 미리 준비한다. 


코스웍 중인 대학원생이시라면 방학 때 텍스트를 미리 구해서 읽을 시간을 버는 것이 좋습니다. 아래는 제가 석사 2학기 전 여름방학 때 만들어 놓은 표입니다. 



과목명, 책 제목/저자/출판사, 학기 중 수업 때 읽을 부분, 번역본 출간 여부, 국내서점 입고 여부, 아마존 Kindle 전자책 보유여부, 중앙도서관 소장 및 대출현황 여부까지 조사했어요. 도서관에 있는 책은 미리 빌려서 읽을 부분을 복사해두었고, 제일 위에 있는 책은 킨들용을 구매했었고, 세 번째 있는 책은 종이책을 샀었고, 밑에서 두 번째 책은 교수님 책을 빌려서 복사했었어요. 강의계획안이 나왔을 때부터 미리 검색을 해 두고, 수강신청을 한 후에 텍스트를 구했어요. 이렇게 미리 구해서 읽어두면 독해 속도가 느린 부분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어요. 



2. 서식을 맞추지 않는 완역 작업을 할 때에는 원문 OCR을 이용한다. 


원문이 인터넷에서 다운 받은 논문이라면 PDF를 텍스트 변환하고, 만약 단행본이라면 스캔 후 OCR을 해서 한글에 텍스트를 넣을 수 있어요. 그러면 어제 글에 올린 작업환경에서 독서대가 하나 사라지고 작업환경이 아래처럼 바뀌게 됩니다. 이전 글들 참조해주세요. 


2016/06/29 - [아날로그+디지털 공부법/발제문의 변천사] - [발제문의 변천사] 1. 번역 또 번역


2016/02/29 - [아날로그+디지털 공부법/OCR 활용하기] - [OCR 활용하기] 1. OCR이란?

2016/03/01 - [아날로그+디지털 공부법/OCR 활용하기] - [OCR 활용하기] 2. OCR 소프트웨어 소개

2016/03/02 - [아날로그+디지털 공부법/OCR 활용하기] - [OCR 활용하기] 3. OCR 이용해서 공부하기 (1) 레포트/페이퍼 키워드 검색

2016/03/03 - [아날로그+디지털 공부법/OCR 활용하기] - [OCR 활용하기] 4. OCR 이용해서 공부하기 (2) 시험 범위 N회독 하기


이제 독서대가 사라지고 컴퓨터 화면 안에서만 작업을 할 수 있어요. 사실 이런 시스템을 아예 갖추고 있는 번역용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건 내일 소개할게요. 전문 번역가가 아니라면 이 정도 작업환경만 갖추어도 공부할 때 필요한 독해 능력을 기르는 목적으로 완역 연습을 할 수 있어요. 


구체적인 작업 방식은 다음과 같아요. 처음에는 한글에서 영어 원문만 텍스트로 불러옵니다. 그 다음에 한 문장씩 우리말로 바꾸고, 이미 우리말로 바꾼 영어 텍스트는 지워버리는 거예요. 작업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눈으로 확인하기 편하고,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블록설정해서 한글 내 사전을 이용하거나, 맥이면 맥 자체의 내장 사전을 이용할 수도 있고, 복사해서 다른 인터넷 사전을 이용하기도 편해요. 



위 사진처럼 아래는 영문이 남아있고 위에는 한글로 완역을 해가는 방식이에요. 


*아, 이건 서식을 맞출 필요가 없는 단순 번역일 때 사용하는 방법이에요. 서식을 맞추려면 원문 페이지를 봐가면서 해야 하는데, 이 방식으로 번역을 하면 원문 페이지를 굳이 다시 확인할 필요는 없거든요. 




3. 영작을 할 때에는 구나 절 단위로 데본싱크/구글 검색을 활용한다. 

어느 정도 문법 실력과 작문 실력을 갖추신 분이라면 아마 "내가 적은 이 표현이 실제로 네이티브들이 사용하는 표현인가? 이 표현이 이 맥락에 맞는 건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실 텐데요, 이 때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이 구나 절 단위로 자신이 쓴 표현을 검색해보는 겁니다. 이 때 주의할 건, 구글에서 검색하실 경우 앞 뒤에 큰따옴표(")를 붙여주셔야 합니다. 

[사교육없이 대학가기]편에서 중고등학생들을 위해서 소개한 방법이기도 한데요, 자신이 쓴 표현을 실제로 구글에서 검색했을 때 수십만 단위 이상의 검색결과가 나온다면 실제로 네이티브들이 쓰는 표현임을 알 수 있어요. 또 정확하게 그 표현이 쓰인 앞뒤 문맥도 함께 체크할 수 있어요. 검색 결과는 많지만 앞뒤 맥락이 무언가 내가 말하고자 하려는 내용과 동떨어진다면, 실제로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내가 뜻이나 용례를 잘못 알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데본싱크에서 검색하는 방식은, 제 경우 해당분야 논문 파일들을 잔뜩 넣어놓고 키워드 중심으로 검색해요. 그 단어를 사용한 문맥을 보는 거죠. 특히 특정한 핵심 단어에 관사가 어떻게 쓰이는지 비교해보거나 그 단어를 어떤 방식으로 다루는지 볼 때 좋아요. 구글 검색만으로는 잘 걸리지 않는 전공분야의 특정 용어 같은 것들이요. 




4. 번역 및 영작을 하기 위한 작업 환경의 조건 정리


제가 위와 같은 경험을 하면서 번역 및 영작을 하기 위한 작업 환경 조건에 대해서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아요. 번역 및 영작이라고 따로 썼지만, 결국 전자는 영->한 번역이고 후자는 한->영 번역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 결국 종합하자면 영한/한영 번역을 위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겠죠.. 



1) 원문, 번역문, 사전, (확인용) 말뭉치를 이동하는 시간이 짧아야 한다. 


영한이든 한영이든 번역을 하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원문을 보고, 모르는 표현이 있으면 찾아보고, 번역문을 쓰고, 그 번역문을 다시 검토하는 것으로 작업과정을 쪼갤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우리의 눈과 손은 원문과 번역문, 그리고 사전, 여기에 추가로 구글이나 데본싱크같은 확인용 '말뭉치', 때에 따라서는 배경지식을 얻기 위한 검색창까지 겁나 바쁘게 왔다갔다 하겠죠? 이 왔다갔다 하는 시간이 짧아야 번역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종이에 인쇄한 논문을 독서대에 올려놓는 것부터 시작해서 몇 년 삽질을 해 보니까, 이 속도가 빨라지기 위해서는 이 모든 작업창들이 대형 모니터 안에 한 화면에 담겨야 했어요. 




2) (확인용) 말뭉치 데이터베이스가 있어야 한다.


언어학에서는 자연언어, 일상언어의 말뭉치 자료를 코퍼스(Corpus)라고 하더라고요. 아래는 BYU(Brigham Young University)에 올라온 영어 코퍼스 링크예요. (링크 주소는 http://corpus.byu.edu 입니다.) 저도 대학원에서 영문과 수업을 듣고 알게 되었어요. 




이런 말뭉치 자료들의 특징은 일상언어/자연언어 문장들에 대한 엄청난 예시와 용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쪽 분야 전공자 분들께서는 이 말뭉치를 다양한 연구목적을 위해서 사용하시겠지만, 저는 그냥 제가 쓴 문장이나 구/절이 제대로 된 표현인지, 제대로 된 맥락에서 쓰이는 표현인지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주로 학교 도서관 내 기관용 데이터베이스를 통해서 이용합니다. (학교 도서관 데이터베이스는 사랑입니다.. 더럽♥︎♥︎♥︎) 대학 도서관 이용은 아래 링크 참조하세요. 


2016/03/19 - [아날로그+디지털 공부법/자료 수집하기] - [자료 수집하기] 5. 대학 도서관 이용하기 (2) 전자자료 DB 이용하기


대학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고도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말뭉치 자료는 바로 구글이에요. 구글에 큰따옴표면 게임 끝남ㅋㅋ 무료고, 검색 결과도 많이 잡히고, 딱히 출처를 인용해야 하는 것도 아닌 상황이니, 구글느님이 짱이에요ㅋㅋㅋ 구글 북스 내에서도 검색이 되니까 전문 분야의 텍스트에서 사용한 문장도 볼 수 있고요ㅋㅋ 



*저는 통번역 대학원을 나온 것도 아니고, 출판 번역이나 영상 번역을 하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 이전에 어둠의 세계에서 자막제작을 한 적은 있지만 -  제 전공에 대한 번역 경험만 있는데요, 그래서 제가 택한 방식은 그냥 대형 모니터에 창을 여러 개 띄우고 ctrl+tab 키로 이동하고, 원문과 번역문을 하나의 워드 프로세서(한글이든 페이지든 MS워드든)에 때려넣는 방식이었어요. 위에서 그림으로 설명드린 것처럼요. 또 확인하는 말뭉치도 제가 가진 논문 파일들이나 구글 수준이죠. 그런데 사실 이런 작업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체계적인 소프트웨어들이 있어요. 이걸 내일 글에서 다룰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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